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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sanB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에 대한 얕은 글, 웨스 앤더슨, 알렉산드라 데스플라를 중심으로

최종 수정일: 6월 12일






우선 블로그의 영화 분야 첫 글을 짧은 영화예찬으로 꽤 거창하게 시작해보겠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들이 한 데 녹아낸, 드라마보다 좀 더 농축되고 압축된 것에서 오는 시간적인 '부족함'(?)은 때론 많은 것들을 정제 되게 하고, 모든 분야에서 드라마보다 좀 더 엑기스를 녹아내야하기에 한 장면의 무게는 더욱 무겁다. 드라마도 즐기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좀 더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특징 때문이지 않을까?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 1930~ 2002)는 그의 저서 ≪구별짓기(La Distinction)≫에서 영화는 사회적으로 교양의 가치를 인정받은 정당성의 예술과 그렇지 못한 자의성의 영역 예술간의 중간예술(Gray Zone에 위치)이라고 지칭하였다. 즉 영화는 문학, 고전음악, 회화 , 조각 등의 전문성을 가진 정당성의 예술이면서 동시에 자의성의 영역인 예술 의상, 요리,메이크업,인테리어, 스포츠 등의 현대 대중 실용적인 측면의 예술이기도 하다는 소리이다. 위와 같은 특징 때문에 전문적인 비평가들과 동시에 전문적이지 않은 영화 동호회 혹은 영화를 즐기는 대중들에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놓이게 되는데, 나는 이것이 굉장히 멋진일이라고 생각하였다. '대중적이지만 대중적이지 않은',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그 모호함이 나에게 그토록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운 교양적 지식을 거창하게 쓰고 보니 꽤 그럴 듯 하다.ㅎㅎ

사실...

세계 1위 드라마 강국 한국에 살고 있는 나.

요새는 잘 만들어진 드라마도 영화처럼 주옥 같을 때가 있고(한드는 근데 뒷심이 좀 부족..),

영화여도 씬과 컷의 구성력에 있어서 실망감을 안기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긴 하다.

아직 한국은 드라마 강국, 영화는 미국을 따라잡는 중이라고 생각한다(소심)



어쨋든 영화에 대한 나의 미학적인 가치관은 위와 같다는 사족을 끝으로 오늘의 첫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대한 글을 시작해보겠다.



1, 영화정보




<그랜드 부다 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ast Hotel, 2014)>


개요: 미스터리, 독일, 영국, 100분

개봉: 2014,03.20

평점:8.71

관객수 83만명


*정보제공 :네이버 영화



2, 웨스앤더슨


"작가주의"


 이 작품은 뛰어난 영상미로 많은 마니아팬층을 가지고 있는 웨스 앤더슨이 연출한 영화이다. 그의 많은 작품들은 따뜻하거나 쨍하거나 몽환적이거나 청량하거나 상징적인 색감을 항상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모든 화각에 구도와 인물배치, 미장센 등 모든 것을 컨트롤 하려는 완벽한 작가주의 영화를 추구한다. 즉, 완벽히 통제된 상황에서의 영화연출을 하는 작가이다. 이처럼 자기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있기에 그의 영화에서 배우의 즉흥연기는 한치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연출 미학"


I ,아나모픽 렌즈(Anamophic Lenses)


 고전적인 연출을 선호하는 작가로 아나모픽 렌즈의 사용을 즐긴다고하는데, 아나모픽 렌즈는 일반 렌즈와는 다른 모양을 가진 렌즈로 원래 화변배율보다 가로를 넓게 찍히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독특한 렌즈의 광학구조의 단점이 곧 장점이 되는 것을 활용한다. 이를테면 색수차, 해상력의 저하, 왜곡 낮아지는 콘트라스트 등을 고전적인 연출을 즐기는 그는 특유의 아날로그적 미학적 촬영으로 승화시킨 듯 보인다.


아래 영상을 통해 아나모픽렌즈에 대해 좀 더 알아 볼 수 있다.

The Difference Between Anamorphic And Spherical Lenses Explained (youtube.com)



 요새는 사실 이 렌즈의 위와 같은 이러한 특수한 시네마틱함? 때문에 많은 감독들이 영화촬영에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영화감독 및 촬영감독(굉장히 유명함)은 그들만의 자체 아나모픽 렌즈를 만들어내기위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렌즈를 커스텀으로 깎아내기도 한다. 갑자기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기억이 나면 다시 업로드하겠다!ㅎㅎ 아마 ? 로저 디킨스 아니면 다른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미셸 공드리? 정확하지 않으니 무시하고 지나가시길 바란다.


II. 완벽한 대칭


 그리고 그는 엄청난 화면적 대칭을 추구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화면적으로 수직 혹은 수평적 대칭을 추구한다(글을 쓰다보니 이 양반 어찌보면 꽉막힌 완벽주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의 구성요소 모든 전반에 관여하는 연출은 스텝으로써 좀 숨막히기도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결과물이 훌륭하니 할말이 없을 것 같기도하고..). 따라서 카메라의 이동도 항상 수평이나 수직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아래 영상에서 그가 얼마나 완벽한 화면적 대칭을 사용하였는지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대칭을 만드는 웨스 앤더슨 감독 (youtube.com)


 

 본 영화 <그랜드 부다 페스트 호텔>에서도 위와같은 대칭에 충실한 화면들이 계속해서 연출된다. 하지만 위 유투버 선생님은 그 중에서도 웨스가 숨겨놓은 완벽한 비대칭 또한 언급하니 시청하면 좋을 것 같다.


"3가지 시간대의 각기 다른 화면 배율"

1930년대는 1.37:1, 1960년대는 2.35:1, 1980년대는 1.85:1의 화면 배율을 사용하였다.


시대에 따라 다른 화면 비


 독특한 것이 이 영화는 플롯은 굉장히 심플하다. 요약하면, 어느날 부호인 늙은 마담(틸다 스윈든)이 갑자기 죽게되면서 그의 연인이자 호텔 지배인인 무스타파가 살해범으로 누명을 쓴다. 이에 호텔지배인 무스타파와 벨보이로 막 고용된 제로가 청부 살인자에에게 쫓기며 누명을 벗으려는 뭐 그런 단순한 시나리오를 가진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이 여러 다른 시간대의 이야기들이 뒤죽박죽 섞이게 되며 액자 구성, 혹은 액자의 액자 구성을 갖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다소 빡셀 수가 있다. 이러한 같은 각기 다른 시간대의 나열을 좀 더 잘 드러내고자 앤더슨은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를 사용하였다. 바로 화면비를 시대에 따라 다르게 설정한 것이다. 영화에는 각기 다른 시간대가 나오는데, 그는 그 당시에 가장 유행하던 화면비를 사용하였고 이를 통해 관객이 각기 다른 시대를 화면비를 통해 구분할 수 있게 하였다는 후문이다.


III, 유쾌함, Not Too Deep


 웨스는 영화의 어떠한 심각한 상황에서도 인물들을 밝고 따뜻하게 그려낸다. 이를 테면 이 두 주인공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살인 청부업자에게 쫓기고 있지 않는가. 벨보이 제로는 국경 경찰에게 잡히면 바로 추방을 당하는 불우한 현실의 노동자이다. 그러한 벨보이에게 무스타파는 쌩뚱맞게 쉽게 마음을 여는 것처럼 보이고 따뜻한 지배인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의 가벼운 묘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한 층 더 영화 속의 장면을 유쾌하게 볼 수 있게한다. 위와 비슷한 연출의 한 예로 장면 표현 방법은 다소 다르지만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에이트 쇼(The 8 Show)>의 첫 화 오프닝 장면을 들 수 있다. 극 중 3번방 역(류준열 배우분)은 9억의 빚을 지고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자살을 하려는 사람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가 빚을 지고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상황이 고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연출된다. 과거 회상 장면에서 화면배율을 아래와 같이 줄인게 굉장히 웨스 앤더슨을 연상케 하지 않는가? (시대적 장소적 배경이 현대도시 서울인 것 때문에 약간 UCC를 연상케 하기도한다.) 배경음악 역시 1950년~60대의 심각한 극영화 음악스타일을 맨 처음에 배치하고, 그 뒤에는 유쾌한 음악들이 영상과 함께 조각조각 배치되며 그가 왜 빚을 지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오프닝 장면이 끝난 뒤 역시 1950년대의 대중가요Bobby Vinton - Mr. Lonely 을 깔고 1화가 시작된다.


Netflix Original <The 8 Show> 1화 오프닝 장면 중 화면배율조정, 고전 영화적 연출



IV, 캐스팅 및 배역의 특징, 감독의 페르소나


 앞서 말한 바 있는 웨스앤더슨의 완벽주의 적인 특징 때문에 그는 작업했던 스태프들과 다음 작품을 계속해서 함께 작업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의 봉준호 감독의 작가적 페르소나가 변희봉, 송강호라면 그의 배우적인 페르소나는 오웬윌슨, 빌 머레이, 월렘대포, 틸다 스윈든, 랄프 파인즈, 등이 있다.


그의 연출적 특징 중의 또 다른 하나는 유명한 탑 배우가 작품에 대거 나오지만 정작 짧은 대사이거나 인물의 중요도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신인배우를 영화의 중심에 세우는 '버릇'(?) 이 있다. 이 작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도 벨보이 역을 맡은 토니 레볼로니(Tony Revolori)는 영화 필모가 없는 신인이었으나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나오며 영화배우로써 화려한 데뷔를 한다. 이러한 인연으로 그는 작년 2023년에 개봉한 웨스의 영화 <애스터로이드 시티(Asteroid City)>에 다시 출연하였다.


 

3, 알렉산드라 데스플라




 

 아름다운 음악 스코어로 유명한 프랑스계 미국 영화음악 작곡가 알렉산드라 데스플라는 웨스앤더슨에게 뗄레야 뗄수 없는 중요한 동료이다.

그는 <판타스틱 Mr.폭스>이후 웨스의 모든 작품의 음악을 담당하였다. 이 역시 웨스가 항상 함께 일해왔던 스텝과 함께 일하려는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는 작곡가 정재일이 있는 것 처럼 웨스에겐 데스플라가 있다.


데스플라는 이 영화로 음악상을 두 군데에서나 받았다.

하나는 87회 미국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다른 하나는 68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국아카데미 시상식(BAFTA) 인터뷰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듣고 바로 직역한 것이라 매끄럽지 못함 주의)



-인터뷰어: 웨스가 구상한 마법같은 세상을 음악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어떻게 했나요?


-데스플라: 각 필름에 속한 밴드를 함께 두었고, 이 밴드의 악기들은 발라라이카(Balalaika), 지터(jitter), 심벨롬(Cimbalom), 요들링(yodeling), 알프호른(alphorn, 스위스 전통음악에서 사용되는 긴 나무 뿔, 프렌치 혼과 유사하게 연주 됨), 이 것들은 영화의 지브로브카? (가상 지명) 가상 세계를 표현하는데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곳의 영감은 아마도 스위츨란드나 불가리아 같은 곳, 중부 유럽의 넓은 지역에서 온 것 같은데(실제로 웨스는 긴 시간 오래된 유럽의 호텔들을 돌아다니면서 호텔의 미술을 구상했다. 그 장소가 대부분 중부 유럽), 그런 타입의 뮤직들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고 또한 내 친구들과 그런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좋아한다.

게다가 이런 음악들은 아름답고, 조이풀하며 동시에 멜랑콜릭하다.

그래서 당신도 쉽게 연주할 수 있다.


-인터뷰어: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 맨 처음에 영화 장면에 당신의 모든음악들이 피팅된 것을 볼 때 감정적이 되었습니까?


-데스플라: 아니요!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찾을 때는 감정적이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작곡된 음악이 연주자들에 의해 영상과 함께 연주될 때, 음악은 이미 내 마음속에 없다.

음악은 더 이상 내 마음에 있지않고, 그것은 영화에 속해 있거나, 감독에게 속해 있다.


-인터뷰어: 작곡가로써 누가 당신의 인스파이어입니까?


-데스플라: 당연히 프랑스 작곡가 (불어라 못들음)도 있고, 훌륭한 미국 작곡가 버나드 허먼이나 존 윌리엄스.

그리고 니노로따? 그는 내가 15살때부터 영화음악 작곡가가 되는 것을 꿈꾸게 해 준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있는 게 아니겠는가?




 심각한 상황에 대한 심각하지 않은 유쾌한 연출은 음악에도 버젓이 녹아난다. 인물들이 위기나 비극에 처할 때는 굉장히 오바스러운 오케스트라의 타악기가 가득한 '과하게 심각한 고전 극음악'이 연주되고, 살인청부업자가 두 인물을 집요하게 쫓는 장면과 무스타파가 본인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그를 해결하는 제로의 장면에서도 역시 굉장히 밝으면서도 꽤 비극적인 지터 트레몰로가 연주된다. 영화의 모든 연출은 마치 나에게 '무스타파와 제로의 살아남기 대작전' 처럼 부제목이 떠오르게 할 정도로 유쾌하다.

'극적이고 심각한 고전음악'이 연주되는 대표적인 장면들

 좌측은 기차에서 국경경찰에게 잡혀갈 위기에 놓은 제로, 우측은 변호사의 잘린 손가락을 움켜진 청부살인업자의 모습



 영화 후반부에는 본 영화를 위한 데스플라의 음악이 아주 종합적으로 잘 드러나는 시퀀스이다. 나는 이 음악을 "뢈빠빠빠빠빠"라고 부르고 싶다. 알렉산드라는 이 음악을 셋잇단의 향연으로 아주 효과적으로 채웠다. 모든 리듬은 셋잇단이다! 그 위에 덧붙여지는 오르간의 16분음표 에드립이랄까? 장면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과 배경구조는 음악에 고대로 다 드러난다. 그들이 마지막 작전을 시작할 때 많은 군사들이 호텔에 가득차 있다. 힘있는 스네어드럼과 팀파니의 시퀀스가 연주된다.


마지막 전투 씬으로, 빠른 컷 전환 후의 7번째 컷 장면이다. 음악은 3컷의 벨보이 종소리 이후 부터 시작되고(01:20:56), 8번째 컷에서 아가사가 등장(01:21:13)하면서 대선율 멜로디가 벨소리로 연주된다. 'A Troops Barracks' 음악의 도입부


 아가사의 등장 때 몇 초간 우아해졌던 음악이 다시 금관악기군의 동음! "뢈빠빠빠빠빠!"로 연주되고, 또 다시 군사들이 없는 계단을 오르는 아가사의 모습과 아름다운 호텔 내부의 계단이 보이는 내부장면에서는 류트류의 악기들이 다시 등장하며 화면이 비추는 장면의 전환과 음악이 맞아 떨어진다. 음악의 도입은 마치 군인들이 보이는 장면과 그렇지 못하는 장면의 다른 음악의 사용으로 느껴지기도 하였으나, 계속되는 음악은 화면에 비춰지는 인물의 변화나 공간 등 장면전환, 그리고 한 씬 내에서의 서사에 따라 꽉꽉 맞아 떨어져감을 알 수 있다.


아래 장면을 보면 험상굳은 어깨들(많은 남성들과 군인들)이 가득 찬 호텔내부의 빨간색과 대비되는 바깥 장면은 핑크와 화이트의 향연이다. 그러나 음악은 계속해서 하나의 씬을 유지해 나가야 하기에 바뀌지 않는다. 바깥장면에서 군사들이 지나 갈 때는 타악기의 소리를 , 그리고 컷 전환에서 무스타파와 제로가 보이는 장면에서는 벨소리 악기로 연주되는 대선율이 나오게 장면과 음악은 그렇게 딱딱 맞는다. 뒤에 이어지는 모든 장면들의 전환과 음악 멜로디 시작을 유의깊게 관찰하다보면 놀랍도록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꼭 영화를 보셨으면 한다!ㅎㅎ


마지막 전투 씬의 호텔 바깥 장면

 

 드미트리의 등장과 함께 우선 호텔의 넓은 공간이 주는 거대함은 오르간의 사용으로 더욱더 거대한 느낌을 주고 특히 오르간의 파이프 소리는 악당의 얼굴이 카메라에 잡힐 때, 악당의 느낌을 더 살리는데 일조한다. 마치 예전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번외 편 <Beauty and The Beast: The Enchanted Christmas> 에서의 파이프 오르간의 모습이 그려지거나, <오페라의 유령>의 한 테마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오르간은 거대한 파이프 소리로써 항상 그러한 '무서운 자'를 묘사했던 것 같다. 이 영화에서 이 오르간의 쓰임이 바로 그러한 느낌을 주었다. 그런데 장면에 따라 그 장엄함이 가벼움 내지는 경박함(?)으로 바뀌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드미트리가 아가사를 쫓는 시퀀스에서 정면 샷으로 드미트리가 타이트하게 잡힌다. 이 때는 hall에서 연주되는 장엄한 오르간의 소리가 연주되고. 프레임에서 아가사가 아웃되자. 당황한 드미트리의 얼굴과 함께 쫓고 쫓기는 시퀀스로 전환되는데, 이 때 오르간은 홀 에코 오르간에서 드라이한 코믹한 소리고 변경되어 에드립 연주되며 음악적으로 연출된다. 웨스앤더슨 만큼 데스플라도 완벽주의적으로 이 부분에 스코어링을 했다. 장면과 음악이 완전 1:1 대칭이다. 정말 궁금한게, 이렇게 싱크 포인트를 딱딱 맞추기 굉장히 힘들 었을텐데, 나도 스코어링을 하는 사람으로써, 편집에 맞췄는지, 음악에 맞췄는지, 둘 다 인지 넘 궁금하다. 세 번째일 확률이 젤 높지 않을까?



(좌) 드미트리 타이트 샷, (우) 도망가는 아가사

음악: 에코 홀에서 연주되는 장엄한 파이프 오르간의 연주, 그 위에 더해지는 강렬한 금관악기의 포스, 음악은 롱 톤



(좌)아가사 프레임 아웃, (우) 드미트리 당황

음악: 오르간에 에코 다 빠짐, 드라이한 사운드로 변모 가벼운 오르간, 촐싹대는 오르간. 그러나 팀파니와 스네어 드럼이 주는 무게감은 지속됨

 모든 악기의 음 길이 짧아짐. 숏 톤



이 대단한 마지막 전투씬은 제로와 아가사가 호텔에서 추락할 때 딱 맞춰 아웃된다. 이 둘이 추락사로 죽었을까?

이 후에 나오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중 하나로 손 꼽히는 장면이다:D


분홍색 케이크 상자더미 속으로 떨어진 제로와 아가사


위에 내가 말한 엔딩 장면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기회가 되신다면 이 영화를 한 번 감상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아래는 마지막 전투 씬에 사용된 'A Troops Barracks (Requiem For the Grand Budapest)이다.


A Troops Barracks (Requiem For The Grand Budapest) (youtube.com)



잘 만든 영화는 봐도봐도 곱씹을수록 감탄을 자아내는 것 같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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